Job interview

2012. 9. 28. 12:41 from Seeking Truth (우리글)

9 26 2012년 아난다마

 

 

 

오늘은 Job interview를 본 날이다. 내가 이 면접을 치르게 된 곳은 서점이다. 대학시절부터 서점에는 꾸준하게 이력서를 내왔지만 면접제의를 받은 것은 처음이였기에, 제의를 받은 그 날 쾌재를 불렀다. 누가 보면 대기업 면접이라도 보는 줄 알았을 것이다. 물론 내가 지원한 곳도 나름 한국의 교보문고 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큰 캐나다의 book store company이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생 수준의 시급을 받는데 이렇게 펄쩍 펄쩍 뛰면서 좋아하는 나를 보면 한국분들은 뭐라 생각할 지 모르겠다. 어쨌든 확실한 것은 그냥 대기업보다는 서점이 난 좋다. 식당, 꽃집, 커피숍, 일할 곳은 많지만, 왠지 서점에 가서 일하면 내가 제자리에서 일하는 느낌이 들 것만 같았다. 뭔가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것만 같았다.어쨌든 이력서 지원부터 면접 제의까지의 시간들을 돌아보자면, 일을 잡는 것에는 타이밍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도 내가 좋아하는 그 서점의 웹사이트를 가끔 들르며 이력서를 지속적으로 내고는 있었다. 요즘에는 이력서 지원방식이 모두 인터넷으로 내게끔 되어있어서, 내가 보낸 이력서가 과연 읽히기나 하는지 의문이였다. 그냥 떠 있는 구름 속에 내 바램 하나 집어 넣듯이 그렇게 이력서를 내곤 했다. 연락이 온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답장을 하나 받았는데, 너의 이력서를 받았으나 적절치 않다고 생각되는바 면접까지 부르지 못하게 됨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는 내용의 그 회사 편지였다. 분명 떨어진 건데, 왠지 뭔가 딩동 하는 소리가 머리 속에서 울리는 기분이였다. 어라? 이 사람들이 내 이력서를 본다는 거내? 하는 생각이 번개처럼 뇌리를 스쳤다. 아 내가 헛수고 하는 게 아니였구나 라는 생각도 뒤이어 떠올랐다. 이 메일을 받자마자 재빨리 다시 그 회사의 웹싸이트로 들어갔다. 여느 때나 다름없이 어느 브랜치(branch)에서 사람을 구한다 등등의 정보가 올라와있었는데, 내가 꿈에나 그리던 바로 그 브랜치(branch), 즉 우리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그 서점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정보가 올라와있었다. 집에서 가까운 그 곳에서 틈만나면 시간을 보내며 (그냥 어슬렁 거리며 책을 뒤적인다던지, 서점 안에 있는 커피숍에서 글을 쓴다던지, 돈이 별로 없던 내게 휴식처이자 나름의 놀이터였던 장소였다.) 여기에서 일하면 정말 좋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왠지 기회가 좀처럼 잡히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운좋게 이 곳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정보를 타이밍 좋게 잡고 이력서를 보냈다. 그런데 이력서를 보냈는데, 과연 내게 연락이 올까?하는 마음으로 자포자기 반, 희망 반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얼마 안 있어 면접 제의가 왔다. 이력서를 보내 본 적은 셀 수 없이 많았지만 면접 보라고 오라는 소리는 처음 들어봤다. 정말 타이밍이라는 게 무서운 거로구나 싶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일이 되게 하려면 지속되는 무식한 노력보다는 타이밍이 예술이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9 26오전 11에 인터뷰 날짜를 잡았다. 인터뷰 날짜와 시간을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의관을 정제했다. 이것 저것 옷을 골라 그 중 가장 괜찮게 보이는 옷을 입고 머리를 손질하고 서점에 들어가기 전에 거울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 (참고로 내가 하루에 거울 보는 횟수는 약 2번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 할 때 한번, 자기 전에 샤워 후 로션 바를 때 한 번) 서점을 향해 도로 위에서 걷고 있을 때 문득 고등학교 때 예고 입시 치르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지방에서 상경한 나는 나의 든든한 지원군인 엄마와 함께 서울에 와서 약 23일을 지내며 필기시험과 소묘 그리고 수채화 시험을 치렀다. 무슨 정신으로 시험을 치렀는지는 모르지만 암튼 떨리고 비장한 느낌이였다. 무슨 생각으로 시험장에 들어가 그림을 그리고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학교 성적을 반영하는 필기시험은 망쳤다고 생각할 정도로 잘 못 본 느낌이였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림실기 시험보다는 필기시험 성적이 좋아서 합격했단다.) 그 때 시험 치를 때 순간만큼은 너무나 생생하고 떨리는 기분으로 내 안에 존재하고 있다. 그만큼 난 그 때 그 순간을 생생하게 살아 냈다는 증거 일 것이다. 그래 그 때의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거야. 다시 새로운 역사 한번 써보는 거야. 이 곳이 엄청나게 이름 난 명문 학교라던지 그런 곳은 아니지만, 나름 내 커리어의 역사를 한 번 써보자 라는 생각으로 서점에 들어가서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룹 인터뷰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인원과 함께 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면접을 보게 된 것은 나와 다른 한 여자 분이였다. 주어진 인터뷰 날짜 중에 2번째 날짜를 택일 했기에 그 전에 면접을 본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의외로 나와 그 여자분이 면접의 첫 타자였다. 서점의 한 구석에 있는 매니져의 방으로 들어가 가볍게 인사를 하고 면접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단하게 자기 소개를 했다. 나의 배경 (어느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하고..)과 지금 하는 일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말 할 땐 최대한 천천히 명확하게 말하려고 노력했다. 보통 예전 면접에서는 나는 동양인이지만 영어가 절대 딸리지 않는다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되지도 않는 말을 빠르게 횡설수설하다 끝난 경우도 있었는데, 면접이라는 경험을 조금씩 하면서 느낀 것은 느리더라도 명료한 의사소통, 사람의 귀에 잘 들어가게 만드는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서두르지 않고 말했다. 몇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기억에 남는 질문은 손님이 어려운 요구를 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그 상황을 풀었는지 (손님도 웃고, 나도 웃을 수 있는 결과로써) 경험한 바가 있으면 말하라는 것이였다. 솔직히 나는 주로 학생 과외를 했고 아주 썩 문제를 잘 풀었던 바가 기억에 바로 나지가 않았다. 다만 최근에 나를 골치 아프게 했던 학생이 떠올랐다. 녀석은 바로 내 7살짜리 초등학생 제자였다. 일주일에 1번 한 시간 반정도 수업을 하는데, 내 말을 잘 따라온 적이 거의 없다. 차분하게 앉아서 드로잉 공부 좀 시켜볼까 하면 지루하다고 노래를 부르며 떼를 쓴다. 한번 이라도 해 본 것이라면 두 번은 절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딱 한번이라도 해본 것은 이 녀석에게는 바로 지루한 일이 되버린다. 갈 때마다 뭘해야 하나 고민이 되고 이 녀석을 어떻게 통솔할까가 정말 고민이 된다. 옆 방에 부모님이 계시기에 근엄한 목소리로 혼을 낼 수도 없다. 결국 내가 하는 것 따라와주면 나머지 시간은 니가 원하는 것 같이 만들기로 하자, 이런 식으로 타협점은 만들어 가고는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은 많았다.

어쨌든 순간적으로 답을 해야 하는 그 면접 자리에서 나는 내 초등학생 제자와의 일화를 이야기 했다. 평소에 골치 꽤나 썩이던 제자가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두번째 질문은 손님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한 권과 그 이유에 대해서 말하라 였다. 평소에 책을 잘 읽지 않다가, 최근에 나의 룸메이트의 책장에서 위대한 개츠비(Great Gatzby)라는 책을 집어 들고 한두 챕터 정도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그 소설이 영화화가 되서 이번 12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주연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였다. 재밌을 것 같아서 꼭 봐야지 하고 있던 참이였다. 이 질문에도 나는 위대한 개츠비를 추천해주고 싶다고 말하면서 훌륭한 고전 문학이자 이번에 영화로 개봉하기에 읽어두면 참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접의 질문에 답을 하면서 내 일상 생활의 경험을 통해 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좋게 느껴졌다. 억지로 머리 쓰지 않아도 어찌 어찌 살다보니 물어보는 말에 할 말이 생겼다는 것이 좋았다. 면접은 그로써 끝났지만, 오늘로 끝이 아니였다. 오늘부터 시작하여 뒤로 오는 몇 일간 면접은 계속 되고 거기서 뽑힌 사람들의 면접이 다시 시작된다. 한마디로 2차 면접이 또 있는 것이다. 지금은 1차 면접에서 뽑혔는지 어찌 되었는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다. 꼭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지금 있고, 하게 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이 경험자체도 참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단순히 밥벌이 하려고 취직처를 찾는 것이 아닌 내가 정말 원하는 곳에 응시하여 면접관 앞에 서는 느낌 말이다. 이런 기쁜 경험이 계속 될수록 과거에 묻혀있던 정신이 잠을 깨고 다시 역사를 쓰고 싶을 것이다.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소중하게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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